봉원사 현성스님 벽담스님

운문스님 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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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14회 작성일 14-06-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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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없는 사람***

      • 우리 인간들은 일이 너무나 많다. 사회사람은 사회사람대로, 출가한 사람은 출가한 사람대로 온갖 일들이 많다. 가정생활을 하는 이는 위로는 조상과 부모를 섬겨야하고 아래로는 처자권속들을 잘먹이고 잘 입히고 잘 가르치느라고 바쁘다. 사업하는 이는 사업경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고 위정자들은 정치하고 나라살림 하느라고 잠시도 쉴 틈이 없는 모양이다. 하기야 사람이 각자의 직책과 능력에 따라서 부지런히 활동하고 뛰고 노력하면서 일을 많이 하는 것이 뭐가 잘못된 것이겠는가 마는 문제는 사람들이 제자신을 망각하고 날뛰는데 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불성을 찾아야 한다고 하셨고, 조사님들은 견성성불을 외치셨고, 철인들은 네 자신을 알라고 하셨다. 우리들은 너나 할것없이 내 자신을 먼저 알아야 되겠다. 어떤 사람들은 민족의 뿌리를 찾아야 한다고 민족운동을 하는이도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전 인류의 뿌리, 아니 만류의 근본을 찾아야 한다고 2천 5백 여년전에 가르쳤다. 이것이 즉 불성이며 모든이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이 불성만 찾으면, 자기자신만 찾으면 우리는 일 없는 한도인(閑道人)이 될 것이다. 그때가서야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간에 달리고 뛰고 아무리 바빠도 바쁘지 않은 경지에 도달할 것이다. 예전에 중국의 방거사는 석두스님께 법문을 듣고 도를 깨치고 단하선사와 도반이 된 일이 있다. 석두스님이 하루는 '그대가 나를 만난뒤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하고 물으니 방거사가 대답하기를 '날마다 하는 일을 물으신다면 입을 열 곳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게송을 지어 석두스님에게 바쳤다. '날마다 하는 일이 다른 것이 없어 나하고 저절로 만나질 뿐입니다. 물건 물건이 취하고 버릴 것 없고 여기저기에 펴고 오무릴 것 없습니다. 붉은빛 자주빛을 뉘라서 분별하리 언덕과 산더미에 티끌이 없습니다. 신통과 묘용이라는 그것 물 긷고 나무하는 일 뿐입니다.' 석두스님은 이 글을 보시고 그럴듯이 여기면서 출가를 하겠느냐고 물으니 사모하는 몸으로 있기가 소원이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승려생활을 하지 않고 거사의 신분으로 일생을 아무곳에서나 일없이 살았다. 혹은 봉령이나 녹문에 살고 혹은 저자나 마을에서도 살았고 나중에는 곽서의 오막살이에서 살았는데 딸 영조가 항상 따라다니면서 시중을 들었다. 방거사가 열반에 들려고 할 때에 영조에게 해가 지금 어느때쯤 되었는가 보고 오라고 하였다. 영조가 보고와서 '해가 한나절 이기는 합니다만 일식을 합니다'했다. 이말을 들은 거사가 문을 열고 나가서 해를 살피는 사이에 딸 영조가 아버지의 자리에 합장하고 앉아서 열반에 들었다. 이를 본 거사는 '아참 내 딸이 퍽 영리하구나'하였다. 그리하여 열반일을 다시 7일을 연기하였는데 군수 우공이 문병왔었다. 이때 방거사는 군수를 위해 몇마디 법문을 해주고 군수의 무릎을 베고 세상을 떠났다. 한글대장경에 있는 [전등록(傳燈錄)]을 보다가 거사의 행적이 하도 좋아서 번다하게 이를 소개한다. 세속의 거사도 이런 일없는 도인이 있는데 우리 불자들이 본분을 잃고 세사에 바빠서야 되겠는가. -雲門스님/[說法]에서-
flo38.gif Rainbow Song/Ralf Eugen Barten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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